
03 · WORLD
세계관
산에는 문파가 있고, 길에는 표국이 있으며, 객잔에는 소문이 모입니다. 그 모든 것이 이어져 강호가 됩니다.
강호에 처음 나온 사람은 대개 객잔에서 세상을 배웁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한쪽에서는 표사들이 내일 떠날 길을 이야기하고, 다른 쪽에서는 젊은 검객 둘이 사소한 말다툼으로 얼굴을 붉힙니다. 구석 자리의 노인은 술잔만 기울이고 있지만, 누군가는 그가 십 년 전 이름을 떨치다 사라진 고수라고 수군댑니다. 그 말이 사실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THE TOWN
길 위에서 강호가 이어집니다
표국의 무인이 물자를 지키고, 대장간이 병장기를 벼리고, 의원이 다친 몸을 살핍니다. 무학은 산에서만 자라지 않습니다.
THE GATE
산문을 나서면
강호가 시작됩니다

이름난 산에는 문파가 자리합니다. 새벽이면 제자들이 마당을 쓸고, 기본공을 익히고, 사부의 눈을 피해 몰래 더 어려운 초식을 흉내 냅니다.
어떤 제자는 평생 그 산을 떠나지 않고, 어떤 제자는 스승과 싸운 뒤 검 하나만 들고 산문을 내려갑니다.
도시로 내려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무관에서는 어린 제자들이 기본공을 익히고, 표국의 무인들은 길을 오가며 사람과 물자를 지킵니다. 의원은 다친 무인의 몸을 살피고, 객잔에는 멀리서 건너온 소문이 쌓입니다.
이름난 문파만이 강호의 전부는 아닙니다. 이름 없이 살아가는 무인들 역시 같은 시대를 만듭니다.
LINEAGE
누구에게 배웠는지가
그 사람을 만듭니다

강호에서 사람을 소개할 때는 이름만 묻지 않습니다. 어디서 왔는지, 누구에게 배웠는지, 어떤 무공을 쓰는지, 누구와 원한이 있는지까지 함께 따라붙습니다.
같은 검을 쓰더라도 화산의 제자와 이름 없는 방랑검객의 검은 전혀 다릅니다. 같은 내공을 배워도 어떤 스승에게 배웠는지에 따라 운기법과 버릇이 달라집니다. 어떤 사람은 사부의 무공을 그대로 이어받고, 어떤 사람은 평생 그 틀에서 벗어나려 합니다.
그래서 강호의 계보는 단순한 족보가 아닙니다. 누가 누구를 가르쳤는지는 곧 무공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입니다.
객잔 벽에 이름이 붙은 사람만 고수인 것은 아닙니다.Strength is not fame
HIDDEN
강한 사람은
꼭 유명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아는 대협이 있을 수 있고, 십 년째 같은 마을에서 의원 노릇을 하며 정체를 숨기는 절정고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소문만 거창하고 실제로는 평범한 무인도 있습니다.
강호에는 완성된 현재가 없습니다. 누군가의 선택이 다음 시대의 전설이 되고, 그 전설을 들은 또 다른 사람이 새로운 길을 만듭니다.
무공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승되는 것도 있고, 잘못 전해지는 것도 있고, 끝내 사라진 것으로 여겨지는 것도 있습니다. 때로는 잊혔다고 믿은 계보가 전혀 다른 이름 아래 이어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합니다.
지금도 계속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강호입니다.